
재난 상황에서는 시간이 생존의 변수입니다. 하지만 단 1초의 판단 지연조차 치명적일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, 언어가 서로 다른 가족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이 막힌다면, 대피 행동은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. 특히 한국 내 다문화 가정, 외국인 보호자, 입양아동, 해외 주재 한국인 가족, 그리고 유학생이 함께 거주하는 주택의 경우, 긴급한 순간 '무엇을 해야 할지, 어디로 가야 할지'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. 서울시 재난안전본부의 2023년 ‘다문화가정 재난 대피 행동 지침 연구’에 의하면, 다국적 가정의 약 68%가 재난 시 자국어 이외의 언어로 된 안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습니다. 더욱 심각한 것은, 아이만 한국어를 구사하고 부모는 못 하는 구조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..